[펀 글]김영춘을 아시나요?

류광태 | 2013.06.05 13:29 | 조회 3885

 



 

* 오늘 우연히 '네이버 지식in' 검색을 하다가 만난 글입니다.

'김영춘을 아시나요?' 라는 물음에 대한 답글인데, 내용이 좋아 옮겨봅니다.

너무 늦게 발견한 글이라 저로선 유감이네요. 19대 총선이 있었던 2012년 4월 초에 쓴 글이더군요. 일독을 권합니다. 

 

제가 김영춘 의원(민주통합당 부산진갑 출마)을 처음으로 만난 건 지난해 봄 어느 토론회 자리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부산시 도시개발 행정’에 관해 제가 발표를 했는데, 김 의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더군요. 조용히 메모하고 질문도 몇 번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통성명과 명함 교환을 하고 뒷풀이 자리에서 간단한 생맥주 한 잔하고 헤어졌지요.

그로부터 몇 주 뒤 다른 토론회 자리에서 김 의원을 또 만났습니다. 그의 진지한 태도로 보아 부산을 진정으로 알고자 하는 열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느 국회의원들처럼 잠시 자리에 앉아 있다가 나가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메모하고 토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

만날 때마다 “언제 술 한 잔 합시다.” 하는게 인사처럼 돼 버렸지요. 그리고 몇 개월 뒤 내과의사 친구와 함께 셋이서 등산을 하고 서면에서 술 한 잔 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전날 술을 많이 해서 컨디션이 안 좋다고 하면서도 주는 술을 거절하지 않고 잘 받아 마시더군요. 그때 속으로 생각했죠. “야 이 친구 웬만하면 술을 꺾어 마실 법도 한데 주는대로 먹네. 생각보다 우직하네.” 정말 조금 놀랐습니다.그리고 이어진 2차에서도 정직하게 술을 마시더군요. 오히려 우리가 걱정이 돼 12시 전에 헤어졌습니다. 그 뒤 한 두 차례 정도 더 김 의원과 토론회 자리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궁금했습니다. 정말로 왜 내려 왔을까? 진짜 부산에서 정치를 할까? 왜 안전한 서울 광진구 출마를 포기하고 부산에 왔지? 하는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아시겠지만 부산은 새누리당(한나라당) 아성이잖아요.

한 번은 작심하고 물었습니다. 왜 내려 왔냐고요. 진짜 뼈를 묻을 각오가 되어 있느냐고요. 

그가 말했습니다. “진짜 한나라당 아성에서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부산이 바뀌면 대한민국 정치가 바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치인으로서 마지막 종착지로 생각하고 낙향했다.”고 특유의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더군요.

한 번 제대로 해보고 싶다며 현재 가족들을 설득 중이라며 웃더라고요. 집사람은 물론 외동 아들까지 다 데리고 내려 올 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농담했습니다. “김 의원이야 좋아서 부산 내려온다고 한다지만 서울이 고향인 당신 부인과 서울에서 학교 다니는 애는 무슨 고생이냐?”며 맞받았습니다. 그는 “그러게요. 좀 그렇죠.” 하며 겸연쩍어 했습니다.

그 뒤 우연한 기회에 식사를 겸한 술자리에서 제가 물었죠. 가족들은 어떻게 됐느냐고요. 김 의원은 “집사람과 중학생 아들이 부산으로 오는 걸 많이 힘들어 한다.”고 고민을 털어 놓더군요. “집사람과 아들까지 내려오게 하려니 참 미안하다”고 안타까워합디다. 그러면서 “잘 되지 않겠습니까?”하며 특유의 부드러운 미소를 짓더군요. 그 미소 뒤에 살짝  비치는 복잡한 심경이 보입디다.

그런데 지난해 6월 부인은 물론 아들까지 아예 부산으로 전학을 했다는 사실을 며칠 전 부산일보 보도를 보고 알았습니다. 김 의원과 잠시 보거나 통화할 기회는 있었지만 스스로 이야기를 하지 않더군요. 또 한 번 김 의원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본 김 의원은 참 솔직하고 정직했습니다. 서울에서 재선 국회의원에다 민주당 최고위원까지 지냈지만 자신을 내세우는 법이 없더군요. 누굴 만나도 공평하게 대하고 겸손했습니다. 한 마디로 내가 봐 온 정치인과는 좀 다른 부류의 사람이었습니다. 권위주의와는 거리가 먼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젠틀맨이죠. 그러면서도 신기한건 그에게서 막걸리 냄새가 나는 친근함이 있습니다.

제가 김 의원의 지난 행보를 보니 이 사람 자신을 손해 볼 줄 아는 사람이더군요. 한나라당 의원 시절에도 당내 개혁을 끊임없이 주창했고, 민주당으로 옮기고 나서도 더 과감한 개혁을 주문했습니다. 두 번의 당적 변경 끝에 민주통합당에 정착했지만, 당에서 권유한 서울 광진구를 마다하고 민주당 의원으로서는 무덤이나 마찬가지인 부산으로 내려 왔습니다. 묵묵히 손해를 볼 줄 알면서도 자신의 신념과 철학을 지키는 자존심과 뚝심이 대단하더군요.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김 의원은 상대 후보에게 상처를 주는 발언이나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더군요. 참모들이 야당의원으로서 공세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여러 번 건의했지만, 정책선거와 페어플레이 유세를 이유로 응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듣기로는 다른 후보측은 ‘친노 좌파’ 후보, ‘철새 후보’, ‘서울로 올라갈 후보’라는 식의 루머를 지역주민들에게 은근슬쩍 흘리고 있더군요. 한마디로 꼼수죠. 

김 의원은 엄밀히 말해 친노 의원은 아닙니다. 어떤 특정 계열에 줄서기를 정말 싫어하더군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떠벌리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자신의 실력으로 조금씩 나아가는 진정성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 국회의원 자격 있다고 저는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실력도 있고 순수하고 진정성 있습니다. 부산 시민들이 정말로 김 의원의 이런 면모를 제대로 알면 얼마나 좋을까요? 바라건대 주위에서 많은 격려와 관심이 있었으면 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김 의원과의 개인적인 친분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김 의원 개인사를 잘 모릅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김 의원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잘 못 아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 감히 제가 나섰습니다. 이 정도면 괜찮은 사람, 아니 정말 진국이라는 생각에 그냥 몇 자 적었습니다.

 4월 3일 송성준(SBS 부산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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