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의리다. 새로운 예산서를 보여다오!

관리자 | 2013.01.23 14:54 | 조회 4417

이명박 대통령은 제66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금년 복지예산은 전체 예산의 약 30%, 86조원으로 역대 가장 큰 금액이라고 설파했다. 그런데 왜 오늘과 같은 상황이 연출되는가?

서울시민이 아닌지라 오늘 주민투표에 개인적으로 행사할 참정권은 없다. 이번 의무급식 관련 주민투표에서 투표거부 쪽으로 반대의견을 수렴하고자 하는 방식은 그야말로 ‘고육지책’이지 유쾌한 수단은 아니다. 차선내지는 차악의 차원에서 선택할 수 있었던 전술이 투표거부였는데, 다시는 이런 선택을 해야 할 상황 자체가 형성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지자체 별로 여기저기서 주민투표가 쉽게 성사되지는 않겠지만, 문제의 심각성은 이번 주민투표로 복지와 관련된 소모적 논쟁이 끝나지 않을 개연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오세훈 시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고 해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짧게는 내년 총-대선까지 복지논쟁이랍시고 이런 식의 지리멸렬한 이전투구를 얼마나 더 관전해야 할지를 예상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적 피로감이 극에 달한다. 피할 수 없는 논쟁이니 차라리 즐기는 편이 낫다고 자위해보아도 그다지 즐거운 상상거리가 떠오르지 않는다.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선대인 부소장이 올 봄에 내놓은 책 “세금 혁명”의 후반부에 ‘대한민국 가계부의 재구성’이라는 파트가 있다. 나는 여기에 실마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선대인의 각론을 그대로 받자는 것이 아니고, 그런 식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범야권이라는 명칭 하에 활동하는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한나라당 집권이 종식되면 뭐가 좋아지는 겁니까?’ 만약 이 물음에 대해 민주주의라는 교리로 답을 주실 것이라면 사양하고 싶다. 나도 민주정부 10년의 세월을 이 땅에서 살아봤으니, 안 봐도 비디오 수준의 실속 없는 이야기는 그만하고 증거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그 증거는 짙은 화장을 한 영웅이 아니라 그 손에 들고 있는 ‘예산서’이기를 희망한다. 복지예산 비중이 30%냐 40%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어디에 얼마를 쓰고 어디에는 돈을 쓰지 않겠다는 국가 가계부를 좀 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나라살림을 해도 파탄나지 않는다는 근거를 제시해야지 파편적으로 정책 사안 하나 하나에 오세훈 시장처럼 울고, 무릎꿇고 하는 식의 대응은 보기에도 민망하다.

한 가지 건의하고 싶은 것은 국가재정의 근원은 세금이므로 그 양이 한정적인 것이니 세입부분만 전년도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세출은 영기준으로 생각하시는 것이 좋겠다. 능력되시면 그 기조 하에 중기재정계획서까지 써보기 바란다. 그러면 대선 공약은 절반의 완성일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전년도 예산안에 의거하여 기획재정부 관료들이 작성하여 오는 세출안에 의거하여 항목 몇 개 더하기 빼기로 계산기 두드려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건 한나라당이 해도 잘 한다. 오히려 그들이 더 잘 할지도 모른다. 그 관점에서 대선보다 먼저 실시되는 총선에서 선방해야 한다.

추가로 말씀 올린다. 야권통합 좋다. 큰 텐트를 치시던 한 집에서 각 방을 쓰시던 다른 방법이건 좋은데, 먼저 가계부를 함께 써보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 동거의 대상이 되는지 아닌지 가장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은 영기준 예산서를 함께 작성해보면 알 일이다. 그래야 훗날 헤어지더라도 애꿎은 자식들은 고생을 덜 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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