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상상&공감] 제11차 월례강연회 후기 - <권경업 산악시인>

관리자 | 2013.05.24 17:09 | 조회 7871






































시인 권경업 백두대간(白頭大幹)을 최초로 종주한, 70년대 부산 지역의 전설적 산악인. ‘77년 설악산 토왕성 빙폭(氷瀑)을 등반하고 ‘82년, 부산지역 최초의 히말라야 원정대 등반대장을 맡았다. ‘90년에는 백두대간 연작시 60 여 편을 월간 [사람과 산]에 연재, 산악시(山嶽詩)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산악운동의 문화적 위상을 높였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는 일제(日帝)가 역사 속에서 지워버린 우리 산줄기 이름들을 되찾게 하는 계기가 됐고 ‘05년에는 남측 대표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 삼지연을 거쳐 백두산을 올랐다. 국내의 많은 암, 빙벽(岩氷壁)길을 개척했으며 50여 회에 걸친 히말라야 탐사와 7년간의 노력 끝에 2011년 4월에는 ‘세상 가장 낮은 히말라야 원정대’를 결성하여 에베레스트의 길목 체불룽에 한국자선병원, ‘히말라야토토하얀병원’을 건립했다.


 그는 행동하고 실천하는 시인으로, 모임 [농심마니]를 통해 30 여 년 동안 이 땅의 산자락에 산삼심기 운동을 전개 했고 ‘89년부터 시작된, 매일 약 400 여명의 결식노인을 위한 무료급식소를 현재까지 운영해 오고 있으며 젊음을 산에 바친 일련의 산행경험을 이 땅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보편적 정서로 산악시의 작업에 몰두해 왔다.


 ‘자랑스런 부산 시민상’과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으며 현재 사단법인 ‘아름다운 사람들’의 대표와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사업회의 이사직을 맡고 있다.


 시선집, [달빛무게] [하늘로 흐르는 강]과 시집 [뜨거운 것은 다 바람이 되었다] [날개 없이 하늘에 다다른] [녹아버린 얼음보숭이] [별들이 쪽잠을 자고 간] [오래 전, 그대도 꽃다운 누군가의 눈부신 눈물이었습니다] [사랑이라 말해보지 못한 사랑이 있다면] [잃어버린 산] [자작 숲 움 틀 무렵] [내가 산이 될 때까지] [어느 산친구의 젊은 7월을 위해] [산정로숙] [삽당령] [백두대간1] 까지 모두 15권을 상재했다.



* 토왕성 폭포 - ‘77년 1월에 초등된 설악산 외설악에 있는 국내 최대의 폭포. 겨울에는 전체가 결빙되어 수직의 빙폭을 이루는, 당시 최난, 최후의 빙벽이었음.


* 백두대간 - 백두산 장군봉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 이어진 물가름 마루(分水嶺). 우리 고유의 산줄기 이름. 한 개의 대간(大幹)과 한 개의 정간(正幹) 그리고 13개의 정맥(正脈)이 있다. 노령, 차령, 태백, 소백산맥은 일제 강점기 수탈의 목적으로 지어진 일본식 이름임.


* 취밭목 - 지리산 천왕봉의 북쪽 연봉인 중봉 바로 아래, 장당골과 조개골 상부, 써레봉 지능에 있는 1400m 고지의 지명이다. 지리산의 자연환경 중 보존이 가장 잘된 지역으로 등산객의 안전을 위한 조그만 유인(有人)대피소가 있다. 인근에 하봉, 웅석봉, 쑥밭재, 왕등재, 새재, 밤머릿재, 신밭골, 장당골, 무제치기폭포, 오봉리, 유평리, 대원사, 평촌리, 벽송사, 광점동, 덕산장터, 원지삼거리, 엄천강, 경호강, 덕천강 등이 있다




갈참나무숲이 낙엽을 지우는 것은


키 낮은 것들에게 별을 보여주려는 것이지요



왼쪽에서


내 심장이

왼쪽에서 펄떡이는 것은


뜨겁게 안았을 때, 비어 있을

당신의 오른쪽 가슴을 위해서입니다.



산길


길섶, 키 낮은 것들에게도

고개 숙이고

경배의 허리를 굽히는 이여


꽃향기는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등산화


발에 꼭 맞는 등산화가

어디 잘 있습니까.

신다보면 뒤꿈치도 까지고

터진 물집도 갈앉고 해서 편해지면

그때부터, 먼 길이던 험한 길이던

함께 갈 수 있는 것이지요.


때로는 삐걱이고 고통스럽더라도

굳은살 앉을 때까지 참고 가야지요.


오랜 세월, 험하고 힘든 산길

묵묵히 함께 해 준 내 낡은 등산화가

오늘은 닳은 뒷굽을 끌고, 절뚝이며

동네 정형외과에 갔는지 신장 안에 없습니다



오솔길


가장 하늘 가까이 데려다 주는

지상의 유일한 길



하늘로 흐르는 강


보세요, 저 - 기 저 - 어 - 기

하늘로 흐르는 강을요


출발은 저자바닥

얽히고설킨 난장 이었지만

비우고 비워 흐르다 보면

실낱처럼 가벼워진 몸

써레봉 바위도 물길을 열어

하늘에 다다르는 중봉 오솔길을요



등산


오르는 것이 아니네
내려오는 것이네
굽이굽이, 두고 온 사연만큼
해거름 길어지는 산 그림자
막소주 몇 잔, 목젖 쩌르르 삼키듯
그렇게 마시는 것이네
거기 묵김치 같은 인생 몇 쪽
우적우적 씹는 것이네
지나 보면 세상사 다 그립듯
돌아 보이는 능선길
그게 즐거움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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