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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민중에서 시민으로’-한국민주주의를 이해하는 방법

관리자 | 2013.01.23 14:44 | 조회 4884
최장집 교수의 새 책을 읽고….

‘민중에서 시민으로…’

이 제목에서 신선한 호기심을 느꼈고, 책이 도착하자마자 단숨에 읽었다. 제목에서 느낀 신선한 ‘색다름’이 내용에도 그대로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책에 담겨 있는 그 ‘색다름’은 근래에 들어 나의 생각 속에 자리 잡아가고 있던 일종의 확신과 동일한 것이었기에 이 책을 통한 만남 자체가 반가움 이었으며, 기분 좋은 상호 교감이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동안 먼 길을 돌면서도 찾기 힘들었기에 고민하고 답답해 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 들어 내 머릿속에서 개략적으로 정리한 것을 다시 반추해보니 22-3년 전에 경솔하게 포기했던 길로 다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 길로 돌아가자고 얘기하는 것이 하등 문제될 것이 없는 시점에 와 있음에도, 한편으로는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그 길은 한 때 많은 이들이 ‘개량주의’라는 표지판을 붙여 놓은 적이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길을 찾아 가는 것이 이미 나만이 아니라는 것을 최장집 교수가 이 책을 통해 일깨워주고 있다. 해서 난 이 책을 통해 강력한 우군과 조우한 느낌이다.

현실과 괴리된 담론은 관념화되고, 그 관념 속에서 미로를 만들어 스스로를 헤어나지 못하게 함으로써 결국 ‘진보의 길’에 장애가 된다. 한국의 진보개혁세력 역시 얼마전까지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형성된 급진적 이념의 틀에 갇혀 있었고, 따라서 우리 사회가 어느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하는지 방향감각을 상실한 체 민주화의 과실을 소비해 왔다. 일부의 사람들은 자신의 오랜 신념을 송두리째 팽개치고 반대편에 투항하였고, 또 다른 일부는 적당한 보신의 구실을 찾아 과거의 잔영 속에 안주하면서 미래를 내다보려 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외래의 ‘복지국가’ 모델을 단순히 짜깁기하여 우리 사회에 입혀보고 싶은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다수의 사람들은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삼삼오오 짝을 지어 주변을 탐문하고 있다. 이제 스스로를 성찰할 때이다.

한국의 대표적 진보 정치학자인 최장집 교수가 ‘시민민주주의’라는 개념을 중심에 두고 우리 사회를 바라본다는 것은 변화임에 분명하다. 최장집 교수의 변화일 뿐만 아니라 소위 한국사회의 진보개혁세력이 80, 90년대 운동의 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향’을 찾기 시작했다는 반증일 수 있다. ‘진보’라는 깃발을 들고 열심히 산에 올라 외쳐보지만 메아리는 뚜렷하지 않고 피로는 누적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진보’의 깃발도 바꾸고 산도 바꾸기 위하여 새로운 모색을 할 시점에 와 있다는 것을 이제 스스로 깨닫고 있는 것이다.

‘민중’과 ‘시민’이라는 낱말의 사회과학적 의미 차이를 명확히 규명하지는 않았지만 책 제목을 ‘민중에서 시민으로’라고 정한 저자의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적어도 스스로를 한국 사회의 진보개혁 진영이라 자임하는 사람들이 흐릿한 시계(視界)를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나침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그 나침반의 바늘은 바로 시민이고, 시민이 가리키는 방향이 곧 가야할 길이라는 의미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에 대해 뭔가 일거에 이루어질 급진적인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은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한 사람의 필자가 누군가에게는 지루할 수 있는 책을 내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처럼 느껴진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의 이 말을 십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한국의 운동권은 흔히 얘기되는 한국인들의 성향처럼, 그렇게 조급한 변혁을 원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거쳐야 할 단계를 건너뛰었고 ,또한 외래의 모델을 우리 사회에 끼워 맞추려 함으로써 현실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만족할 만한 정치적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리고 여전히 그러한 관성이 작용하고 있으며, 스스로의 자리를 벗어나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보지만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한국 진보세력의 이러한 조급성과 관념성을 이해하고 있는 저자의 걱정이 묻어 있는 말이라는 짐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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