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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올바른 자리매김을 위하여

관리자 | 2013.01.23 14:44 | 조회 4324

지속되는 역사의 발전과정에서 현재 사회의 다수 구성원이 원하는 변화(시대정신)의 실현을 ‘진보’라 하고, 이러한 시대정신에 입각해 더 나은 사회를 능동적으로 추구, 실현하는 세력을 ‘진보세력’으로 규정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한국 사회의 진보세력은 한국의 역사 발전 과정에 정합성을 갖는 가치-시대정신에 입각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한국 현대사에 있어 현재 당면한 국가, 사회적 문제가 무엇인지 규명하고, 진일보의 걸림돌을 제거하여 국민이 과거보다 ‘살기 좋은 사회-행복한 사회’를 실현해내는 세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관념적 진보와는 구분되어야 하고 형해화된 ‘교조적 진보, 이념적 진보-계급적 진보’는 극복되어야 한다. 그리고 진보를 체제 비판세력의 전유물로 인식해서는 안 되며 또한 진보 그 자체를 이념화해서도 안 된다. ‘진보’란 결국 사회 구성원들의 더 나은 삶에의 전진과정이다.

한국 사회의 변화과정은 압축적이다. 1876년 개항 이후 봉건 왕조의 몰락, 식민지화, 한국전쟁 그리고 분단고착 및 산업화와 민주화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어 왔다.

한국의 현재를 규정하는 과거 역사의 진행과정에 대하여 어떤 관점에서 어떤 평가를 하느냐의 문제와는 별개로, 현재의 시점에서 미래를 새롭게 설계하고 실현하려는 입장에 서 있다면 싫든 좋든 과거의 사건들을 사실 자체로 인정해야 하고, 현재 당면한 문제의 해결과 미래의 발전에 인식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의 ‘진보’에 대한 이해는 다분히 관념적이었다. 유럽의 중세 이후 봉건적 질서에 도전한 자유주의자들이 진보세력이었으며, 또한 자본주의 성장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들에 대한 철학적 안티테제로서의 여러 경향들을 추구했던 세력들, 특히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를 포함하여 기존의 자유주의 질서에 도전했던 세력들을 진보세력이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나의 패러다임이 보수화되면서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입각해 세상을 바꾸어 가는 과정, 이 과정에서 발전의 의미를 담지하는 일련의 경향을 ‘진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유럽 역사 발전의 일반성이 우리 역사 발전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를 전제하지 않은 채 한국에 적용되어 상용되고 있다는 것은 ‘진보’의 개념을 관념적으로 단순화한 것이며, 따라서 교조적 개념에 불과하다. 특히 좌.우라는 프레임까지 씌워서 도식화한 ‘진보’라는 개념은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내재된 자의적 규정이며 따라서 이것은 정확한 규정이라 할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의 역사발전과정은 유럽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봉건적 왕조를 대체한 것이 자유주의적 부르주아지의 시민 세력이 아니었다. 또한 사회주의가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시작된 것도 아니다. 봉건 왕조는 외적 요소인 제국주의에 의하여 종식되었고 식민지 시대 한국은 전근대적 농업 중심의 수탈경제에 머물러 있었을 뿐이다. 이러한 식민지 조국의 해방을 위한 운동의 철학으로서 사회주의를 받아들여 이식했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있어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시작된 이념체계가 아닌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유럽과 같은 ‘진보로서의 자유주의’ 그리고 ‘진보로서의 사회주의’가 시계열 선상에 놓일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식민지 체제를 혁파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이식된 사회주의가 그 자체로 진보성을 담지했다고 볼 수는 있겠다. 그러나 이후 조선의 해방이 주체적으로 달성되지 못했다는 점과 해방 이후 온전한 국가 건설에 실패했다는 점 그리고 자본주의의 경험이 없었다는 점에서, 한국 현대사의 질곡의 한 축을 담당했던 사회주의라는 이념은 적어도 남한의 역사발전과정에서는 본질적 요소라 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한국 현대사회의 발전과정에서 진보적 가치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없다고 할 것이다.

2010년 현재 한국에서 진보정치세력이라 불리는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노선 역시 한국 현대사의 발전 과정과는 걸맞지 않는 관념성을 띠고 있다. 이들 정당들은 이러한 관념성을 탈피하지 못한 채 대중정당으로서 제도권 정치를 시작했다, 따라서 미래지향적 진보의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사회주의를 지향했었던 바, 전통적 계급주의 혁명을 지향했던 PD계열과 북한의 주체사상에 기반한 변화를 추구했던 주사파들이다. 이들은 소련과 동구 사회주의의 몰락, 그리고 북한식 사회주의의 실패를 목도한 이후 이념적으로 방황하면서 불가피하게 유럽식 복지국가에서 해답을 얻고자 한다. 유럽의 사민주의나 복지국가 모델은 유럽의 역사과정의 산물이다. 따라서 이러한 모델을 한국의 현재에 그대로 이식한다는 것은 몸에 맞는 옷이 될 수 없을 것이다.

80년대 후반까지 PD계열과 주사파는 민주화 운동을 선도했지만 그 관념성으로 인해 90년대 급속한 민주화 과정에서 정치세력으로 자리 잡지 못했고, 결국 민주화 시대의 정치적 헤게모니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자유주의적 사회질서가 강화되면서 일정부분 사회적 긴장이 이완되는 상황에 힘입어 민주노동당은 10석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민주노동당의 일시적 약진은 확대 재생산될 수 없었다. 민주노총을 조직적 기반으로 하는 민주노동당은 내부적으로 주사파와 PD계열이라는 이론적 줄기가 다른 정파가 갈등하고 있었으며, 자유주의 시장질서가 확고히 자리 잡은 상황에서 그 관념적 급진성과 현실과의 괴리는 커졌다. 그리고 PD계열의 진보신당이 분리되면서 점점 더 정치적 소수파의 한계가 명확해지고 있다.

한국의 진보세력은 해방 이후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적 변화과정 특히 산업화, 민주화 과정에 대한 평가,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배태된 산적한 문제들을 숙고하고 성찰했어야 했다. 그리고 ‘다수 국민의 행복’이라는 입장에서 ‘한국 사회가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하는가?’라는 지극히 단순한 질문과 이에 대한 해답을 얻으려 노력했어야 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우리 현대사의 변화과정에서 정합성을 갖는 시대정신에 대하여 고민해본 바가 없는 듯하다. 결국 현재 한국의 ‘진보세력’은 진보의 정확한 자리매김에서 비껴난 굴절된 민주화 운동의 잔재이며 따라서 그 관념성을 탈피하여 새롭게 모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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