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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위원 칼럼

[한겨레신문]비상식적 수도권 전기료-한성안 교수

관리자 | 2013.11.19 10:09 | 조회 2486

한성안의 경제산책



                    경제학에서 ‘원칙’이라고 부르는 것들도 알고 보면 ‘상식’이다. 예컨대 필요한 재화를 효율성원칙에 따라 생산하자면 되도록이면 비용을 줄이는 대신 편익은 커야 하는데, 이거야말로 모두가 아는 상식이다. 따라서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냥 상식에 따라 살기만 해도 올바르게 산다고 봐야 한다.

자기 혼자 편히 살자고 이웃에 비용을 부담시키거나 위험한 일들을 떠맡긴다면 그것은 상식에 어긋난다. 주류경제학은 이런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를 높이 찬양하고 있지만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이게 얼마나 몰상식적인 처사인지가 금방 드러난다. 더 나아가 그것은 몰염치하기조차하다. 따라서 효율성 원칙은 타인을 배려하는 공생의 원칙에 의해 통제돼야 한다. 경제학은 이를 ‘사회적 효율성’이라고 부른다. 일상생활 규범으로 암송되고 있는 ‘역지사지’라는 사자성어도 알고 보면 이러한 경제 원칙의 문학적 표현이다.

이처럼 경제 원칙이라고 불리지만 정작 상식에 불과한 것에는 ‘수익자 부담의 원칙’도 있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 이익이 생기면, 그 이익을 즐긴 사람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부지 조성으로 이익을 얻은 개발업자가 개발부담금을 납부하거나 도로가 건설될 때 이익을 보는 도로사용자가 휘발유 사용량에 비례하여 도로유지비용을 부담하는 것과 같다. 이런 상식을 따르지 않으면 배은망덕한 자로 비난받는다. 역지사지, 배은망덕! 이렇게 보니 경제학 원칙은 상식이며, 도덕적 규범이 반영된 것이다. 인간이라면 이런 상식과 도덕을 따라야 할 것이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눈으로 확인되듯이 원자력발전소는 주변지역 주민에게 엄청나게 위험한 시설물이다. 원전 사고가 나면 수많은 주민들이 죽고 다치지만 그 뒤에도 반경 30㎞ 이내엔 사람이 살 수 없게 된다. 원전 사고라고 부르지만 사실 ‘핵폭탄폭발’과 다르지 않다. 후쿠시마 사고에 비견될 만한 ‘상당한 규모’의 원전 사고가 대략 10년에 한번꼴로 일어난다고 한다. 부산의 고리, 전남 영광, 경북 월성과 울진원전 주변의 주민들은 이런 무시무시한 핵폭탄을 안고 산다. 예컨대 고리 원전에서 ‘핵폭탄’이 터지면 반경 30㎞ 내 약 320만명 정도의 부산시민이 이주해야 하며 재산도 몽땅 잃게 된다. 반경 5㎞ 내 거주하는 약 2만명의 생사는 불을 보듯 뻔하다. 보험료율로 환산하면 우리 원전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후쿠시마보다 최고 40배 더 크다고 한다.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생산된 전기를 누가 가장 즐겁게 쓰고 있나? 바로 재벌을 포함한 대기업들이다. 위험부담을 떠넘기고 그 혜택마저 톡톡히 누리고 있으니 몰염치하고 배은망덕하다. 대한민국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 주민들도 매한가지다. 이 거대한 집단이 상식을 망각한 채 원자력 전기를 즐기고 있으니, 핵폭탄이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수도권 주민들의 상식을 촉구한다. 그래도 안 통하면 수도권 주민의 전기료를 대폭 인상해야 한다. 상식의 강제적 복원! 그것만이 대한민국을 핵의 위험에서 구해낼 수 있다.

한성안 영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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