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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위원 칼럼

[국제신문] 동천 재생 4.0 부산의 미래를 흐르게 하자 <4-14> 동천의 기억- 자연형 복원 머나먼 길

관리자 | 2013.08.23 11:38 | 조회 4247

 

                동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자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수질개선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지난 5월3일 동천에서 열린 '동천 재생 환경 캠페인' 모습. 국제신문 DB

 

 

- 건강한 하천으로 되돌리는 것은
- 땅과 바다 생태를 함께 살리는 일
- 겉모습만 자연하천 미봉책 안돼
- 하수관 정비, 오염 차단이 첫단추

- 하천은 복원 빠른 예민한 생태계
- 꾸준히 관심 가져주고 기다리면 
- 많은 동식물이 찾아들고 자라서
- 새로운 생명질서 만들어 나갈 것

1990년대 중반 유럽의 환경도시 프라이부르크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부산을 방문하여 부산 이곳 저곳을 안내해 준 적이 있다. 당시 부산 동천은 말할 것 없고 온천천도 전혀 처리되지 못한 하수가 본류 구간을 도도히 흘러가고 있었다. 그들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인크레더블'을 연발하면서 사진들을 열심히 찍어댔다. 그 당시 부산의 하천은 참으로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었다. 동천은 '똥천'이라하여 악취가 심하고 주변은 슬럼화 되어 있었고, 온천천은 하수 악취로 누구도 하천변으로 내려가서 산책할 엄두도 못내던 시절이었다. 그 후 동천은 하수관로가 좀 정비되고 바닷물로 희석시킴으로서 수질이 좀 좋아졌고, 온천천도 하수 차집, 낙동강물 방류, 친환경 정비 등으로 많이 나아졌다.

■동천은 부산연안 생태계의 일부


 

   
동천 하류의 임시 선착장 전경. 국제신문 DB
본시 하천은 빗물이 땅을 적신 후 여러 경로를 거쳐 물이 모이는 장소로 그 지역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다. 가장 낮은 곳에 임하여 모든 것을 포용하고 기억한다. 땅이 건강하면 맑고 깨끗한 물이 모이고, 땅이 병들면 하천도 오염되고 생명도 사라진다. 당시 도심 하천 자체가 하수도 역할만 하고 있었던 셈이다.

건강한 하천은 바다로 들어가고 물 속 여러 영양소들은 바다의 플랑크톤을 키워 결국 고래까지 연결되는 생태계 사슬을 엮어내는 중요한 생태학적 실핏줄 역할을 담당한다. 하천은 땅의 결과이며 바다의 원인이 되는 셈이다.

섬 주변이나 연안의 높은 생물생산성은 하천에서 공급되는 영양소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먼 바다로 나가 물고기를 잡는 일은 어류의 이동을 파악해서 잡는 일이지 깊은 바다, 깊은 수심에 생물이 많이 살아서가 아니다. 즉 하천은 도심내 살아 움직이는 생태학적 동선을 만들어내고 땅과 바다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매개체이면서 바다속 생명을 부양시키는 중요한 근간이 되는 셈이다.

그러므로  하천의 건강한 복원은 땅의 건강한 복원을 유도하게 되며 바다의 건강성을 보장받게 된다. 땅, 하천, 바다가 이렇게 연결되어 있다. 하천을 살리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따라서 동천을 살리는 일은 하천 자체뿐만 아니라 북항을 살리고 부산연안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인프라가 되는 셈이다.

■자연의 시각에서 바라봐야 

현재 동천의 문제는 무엇인가. 우선 하수는 차집되어 평상시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다. 그러나 비가 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하수관로가 하수와 빗물을 동시에 받아내는 합류식 하수관로인데 하수만 받아내는 구조 탓에 바로 하수관로가  넘쳐서 오염된 빗물이 동천으로 유입된다. 비만 오면 쉽게 동천이 '똥천'이 되는 이유다.

광무교 이후 동천 하류는 바닷물의 밀물 썰물 영향을 쉽게 받는 구간이라 유속이 거의 없는 정체된 구간이다. 그래서 비가 오면 많은 하수가 동천으로 바로 유입되고 오염물질은 정체된 하류에서 쉽게 퇴적되고 시나브로 썩기 시작하게 된다. 부산시가 궁여지책으로 2010년 5월 이후 하루 5만 톤의 해수를 끌어들여 방류하고 있지만 하류 범일교 부근 수질이 여전하고 퇴적층 오염도 크게 나아지지 않는 게 이런 이유 탓이다. 그러니 근본적인 처방 없이는 동천의 회생은 쉽지 않은 편이다.

해결 방안은 두 가지다. 첫째는 현재 하수차집관로를 하수 유량의 3배 정도로 늘려서 비올 때 초기 빗물과 하수를 잡는 일이다. 이럴 경우 약 50% 수준의 오염물질을 차단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완벽하게 빗물과 하수를 구분하는 분류식 하수관로를 구축하는 일이다. 물론 많은 예산이 필요한 일이다. 부산시의 하수 예산 수준에 따라 선택해야 할 일이다. 동천을 복원하는 일은 이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도심 하천을 살리는 데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첫째, 하천이 가지는 환경·생태 기능은 이수 및 치수 기능과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이다. 자연의 거대한 힘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치수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옛날 치산치수가 치국의 주요한 과제였듯이.

둘째, 자연의 눈높이로 하천을 복원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끔씩 보면 하천 변에 옹기종기 예쁜 꽃을 계절마다 심는 일이 많다. 동천의 초기 복원 조감도도 그러했다. 하천을 인간 중심으로 생각한 탓이다. 하천에 살고 있는 동식물들의 서식환경을 복원하고 하천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근본적 목적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하천복원은 인간의 시각이 아닌 자연의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시민 바람은 '경관형 동천'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봐야 일이 있다. 실제 자연형 하천 복원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점은 유역환경의 엄청난 변화이다. 논, 밭, 숲 대신에 아파트가 들어서 있고 아스팔트, 콘크리트가 대부분이고, 쌈지 생태공원 하나 제대로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도시하천내 흐르는 물의 양과 질은 이미 옛날과는 다르며 천변식물도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게 된다. 하천을 포함한 유역환경 자체도 하천의 환경임을 고려한다면 도시하천을 자연 하천으로만 복원하려는 것은 무리일 수가 있다. 도심에서 자연하천의 모든 모습을 모방하는 것 자체가 자연스럽지 못한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한번 동천의 복원 모습에 대하여 부산시민 여론조사를 해본 적이 있다. 그들의 답은 '생태복원' 중심이라기보다는 '경관형 동천'을 원하고 있었다.

셋째,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만이 자연형 하천복원을 완성할 수 있다. 현재 많지 않은 자연형 하천 복원 경험으로  복원된 일부 구간의 훼손이 발생하기도하고,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민원이 야기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콘크리트로 깨끗이 단정된 하천이나, 체육공원형 하천만이 도시하천이 갈 길이라는 단견은 경계되어야 할 부분이다. 자연은 그 현장에 맞는 여건으로 제대로 복원될 때 놀라울만큼 빠르게 생태 복원이 이루어진다.

하천생태계는 산림생태계와는 그 특성이 판이하다. 산림생태계는 훼손이 쉽지 않는 반면 복원 속도도 엄청 느리다. 그 반면에 하천생태계는 훼손이 비교적 쉽게 일어나는 반면 복원 속도 또한 재빠르다. 정치인들이 공약으로 하천 복원을 내세워 임기 내에 그 성과를 볼려고 하는 것도 하천생태계의 특수성을 알기 때문이다. 하천은 예민한 생태계다. 조심스럽게 기다리고 관심을 쏟는다면 자연이 우리 곁으로 되돌아 오는 길은 그리 멀지 않다. 많은 생물이 찾아들어 그들 스스로가 새로운 생명의 질서를 창출해낸다.

■수질개선에 우선 투자를 

동천의 복원 모습은 어떠해야 할까. 우선 비가 오나 안오나 하수로 인한 오염을 막아야 한다. 수질개선 없이 동천이 어떻게 살아날 수 있겠는가. 예산이 가장 큰 문제다.

동천의 복원은 지류인 부전천의 복원과 연계된다. 영광도서 상류 구간 470m 구간과 아래 950m  복개된 부전천이 그 대상이다. 근데 최근 상류구간은 큰 돈 들여 수돗물 수로를 만들고 있다. 물론 이걸 보고 복원이라 할 수는 없을 테지만 참 옹색해 보인다.


 

   

부산시민공원이 완료되면 부전천, 전포천에 하루 약 3천 톤의 지하수가 유입될 터인데 이 물을 유입시키는 방식으로 복원 구상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수돗물 수로는 담배꽁초만 모이는 수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 동안 동천에 쏟아부었던 대책들은 부분적, 한시적인 미봉책들이었다. 근본적인 수질 개선에 최우선적으로 선택 집중할 일이다.

김좌관 부산 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교수

후원: (주)협성종합건업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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